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내 앞에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갑자기 눈앞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며,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바람이 불어오고, 그 바람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는 마치 내 과거의 일부처럼 들렸다.
"그렇게 너는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는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 "누구야?"
그 목소리는 다시 한 번 속삭였다. "네가 지나온 길, 그 선택들, 모두 너의 과거와 얽혀 있다. 네가 믿고 있는 현재가 결국 그 모든 과거에서 나온 결과라는 사실을 잊었어?"
나는 그 말에 혼란스러워졌다. 과거라니, 내가 얼마나 그 과거를 벗어나고자 했는지 기억이 났다. 내가 나아가고자 했던 길은 과거의 자신을 떠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목소리가 말하는 과거는 단지 내가 억제했던 기억들이 아니었다. 그 과거는 내가 거부할 수 없었던, 결국 내 일부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과거는 이제 끝났어." 나는 크게 말하며 그 목소리에 반박했다. "지금 나는 내가 되기로 했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나아갈 거야."
그러나 그 목소리는 다시 한 번 나를 억누르려는 듯 말했다. "과거를 벗어나려 해도, 그 과거는 네 안에 깊이 새겨져 있다. 네가 아무리 도망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네가 원하는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없을 거야."
내 마음 속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내가 과거를 버리고 싶었던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도 아프고, 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내가 그 과거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계속해서 그 과거 속에 갇힌 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과거를 부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그 과거를 받아들이고, 그것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순간,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내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과거의 내가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 사람은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 가장 두려워했던 모습, 부모님과의 갈등, 친구들과의 아픔이 담겨 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너는 왜 여기 있는 거야?" 나는 물었다.
그 사람, 과거의 나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너는 잊었겠지만, 나도 너다. 네가 지나온 아픔과 두려움, 그 모든 것은 결국 네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어. 내가 없으면, 지금의 너도 없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그 아픔을 이겨내고 싶었어." 나는 그에게 반박했다. "내가 그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
그 과거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너는 그 아픔을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아픔을 외면하면, 그 아픔은 계속해서 네 안에서 커져만 가게 돼. 나를 부정하려고만 한다면, 너는 계속해서 그 아픔을 피할 수 없어."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 침묵했다. 그때, 나는 그 아픔과 두려움을 끌어안고, 그것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는 나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성장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 과거의 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너는 그 아픔을 부정하지 말고, 그 아픔에서 배운 교훈을 받아들여야 해. 그러면 그 아픔이 더 이상 너를 얽매이지 않게 될 거야."
그 순간, 나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과거의 나를 부정하려 했던 모든 시간이 결국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그 아픔 속에서 배운 교훈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내가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임을 알았다.
"나는 이제 그 아픔을 받아들일 거야." 나는 과거의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그 속에서 내가 배운 것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거야."
그 말과 함께, 과거의 나는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점점 흐릿해지고, 결국 사라지면서 내가 배운 교훈만을 남겨두었다. 나는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 내가 과거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내가 가는 길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그 길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과거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겠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제 나는 진정으로 나를 이해했고, 내가 나아갈 길을 확신할 수 있다."
앞으로의 길은 여전히 험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과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가지고, 나는 더욱 강하게 나아갈 것이다.
"이제, 나를 믿고 나아갈 거야."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그 길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과거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나아갈 교훈을 얻은 나는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내 안의 두려움이나 과거에 얽힌 감정들이 나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앞에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을 걸을수록, 그 길은 점점 더 복잡하고 불확실하게 얽혀 있었다. 그 동안 내가 선택해온 길은 단순해 보였지만, 이제 그 길은 여러 갈래로 분기되어 있었다. 나는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다.
"이번엔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진정한 선택이란, 두려움 없이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거야."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목소리는, 바로 내가 마주했던 또 다른 나였다. 이번에는 과거의 내가 아닌, 미래의 내가 나타난 것이다.
"너는 미래의 나야?" 나는 그를 물었다.
그는 나를 천천히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렇다. 나는 네가 선택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미래들 중 하나지. 그러나 기억해야 할 건,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네가 선택하는 길이 바로 네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내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나는 그 말에 의문을 품으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하는 길이 정말로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걸까?"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길을 가는 방식이야.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지는 너에게 달려있다는 거지. 그 선택이 두렵다면, 두려운 마음을 그대로 안고 가면 된다. 중요한 건 네가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는 거야."
나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나는 모든 선택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했고,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두려워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선택이 내 삶의 일부이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선택하든 그 선택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선택 후 내가 어떻게 그 길을 걸어갈지에 달려있는 거군요."
그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 두려움 없이, 그 길을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야."
그와의 대화를 끝으로, 나는 다시 내 길을 가기로 했다. 길은 여전히 복잡했지만, 나는 두려움 없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는 어떤 갈림길이 나타나도, 내가 선택하는 그 길을 가면서 배워가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할지, 얼마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그 모든 과정을 나로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내가 가는 길이 바로 나의 길이다."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 누구의 길도 아닌, 내 길을 걸어갈 거야."
그리고 다시 걸음을 내디딘 나는, 한 발 한 발 내 선택을 믿으며 나아갔다. 그 길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지만, 나는 내 길을 걸으며 그것을 경험해 가고자 했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가슴 속에 품고, 나는 한 걸음씩 내 앞을 향해 나아갔다.
그 길을 걷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선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림길을 지나고, 또 다른 갈림길이 나타났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았다. 내 안의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 두려움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면서 나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가야 할 길임을 확신했다.
"이 길을 가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자신에게 묻지 않았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길을 가면, 내가 있을 거야.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그 길의 끝에서 만날 나를 믿으며, 나는 계속해서 걸어갔다.
길을 걷다 보면, 선택이란 끝없이 다가오는 것 같다. 나는 길을 걷고, 갈림길을 지나면서, 계속해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은 나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어떤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인지를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길이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이라면, 그 길이 바로 옳은 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마주한 갈림길은 다른 때와는 달리 조금 더 어려운 선택처럼 느껴졌다. 왼쪽 길은 넓고 평탄해 보였지만, 끝없이 똑같은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았다. 오른쪽 길은 좁고 울퉁불퉁하지만, 멀리서 뭔가 빛나는 것 같았다. 그 빛은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 길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순간, 내 곁에 또 다른 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렇게 망설여? 네가 선택하는 길이 바로 네 길이야.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을 가는 동안 너는 성장할 거야."
"그래도…"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왼쪽 길이 더 쉽고 안전한 것 같아. 그런데 오른쪽 길은 너무 불확실한데…"
"안전한 길이 항상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지 마." 내 또 다른 나는 웃으며 말했다. "불확실하다고 느껴지는 길이야말로 너에게 더 많은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줄 거야. 안전함에 갇혀 있으면, 결국 너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잠시 침묵했다. 과연 나는 언제부터 안전함을 추구했을까? 언제부터 내가 선택하는 길에 너무 많은 걱정을 했던 걸까?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은 내가 두려워하는 길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길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길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해야만 했다.
"알겠어." 나는 다시 한 번 결심을 내리며 말했다. "불확실하지만, 오른쪽 길을 가볼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으니까."
나는 주저 없이 오른쪽 길로 발을 내디뎠다. 길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좁고 험난했지만, 그 길을 걷는 동안 나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내 안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것을 이겨내며 나아가는 힘이 생겼다.
길을 걷고 있는 동안, 나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나와 비슷한 듯 보였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내가 만났던 과거의 내가 된 듯한 사람들이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너도 이 길을 선택한 거야?" 나는 한 사람에게 물었다.
그 사람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길을 선택했다면, 그건 너의 길이야. 어쩌면 너는 지금부터 다른 사람들의 길을 따라갈 수 없을지도 몰라. 이제 너만의 길을 걸어가야 할 때야."
그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을 걷고 있지만,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저 내가 되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 내가 그들과 어떤 교훈을 나눌 수 있을지, 그것이 중요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이야." 나는 속으로 다짐하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든,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걸어갈 거야."
길을 계속 걷던 중, 또 다른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길의 끝에 도달한 나는 더 이상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를 둘러싸고 있던 불확실성과 두려움은 이제 내가 직면한 현실 속에서 모두 사라졌다.
"이제 나는 나 자신을 믿고, 내가 선택한 길을 가겠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길을 걸어갔다. 그 길은 여전히 험난했지만, 나는 더 이상 그 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길, 그것이 나의 길이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나는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했다.